웹진 제작 후기
 
 
 

고지현(디자인)

멋진윤호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시 18:1)

아침부터 집안이 시끌벅적하다. 눈뜨자마자 목청껏 소리높여 노래 하는 세살박이 아들 윤호때문이다. 그 노래라는것이 사실은 '찬양'이다. '축복합니다' 찬양부터 '예수는 그리스도', 영아부에서 배운 '오뚝오뚝 오뚜기'찬양까지 메들리로 아침을 깨운다.

"예수는 그리스도, 예수는 주, 하나님의 영으로 경배드리세." 발음이 잘 되지 않는 녀석은 이 찬양을 이렇게 부른다. "예수는 피너버러제, 예수은 주, 하아니에 영으로 겨배드리에" 얼마전부터 발음하기 시작한 '피넛버러(Peanut Butter)'가 윤호의 찬양에서 '그리스도'로 둔갑했다.

매 주 교회에 가면, 영아부 예배를 마치고 꼭 가야하는 곳이 있다. 본당이다. 그곳에서 눈을 감고 손을 들고 찬양하기를 밥먹기보다 좋아하는 녀석이다. 두 손들고 눈까지 감고서 진지한 표정으로 의자 위에 서서 목청껏 소리높여 찬양하는 아이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다가 덜컥 눈물이 나왔다. "나는 얼마나 예배를 사모하며 살고있는가." 습관적으로 주일에 교회에 가고 예배에 그냥 '참석'하는 날이 얼마나 많았는가.

아직 세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 앞에서 내 믿음이 부끄러워 고개를 떨구었다. 하지만 나를 깨닫게 하시고 품에 안아주시는 그 하나님의 사랑안에서 윤호를 통해 오늘도 하나님께 다시 고백하게 하신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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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

윤시은(코딩)

요즘 들어서 하나님께서 "나를 정말 많이 사랑하시고 축복하시는구나"하고 느끼게 된다. 결혼한지 4개월정도 되었는데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남편을 만난 덕분인지 '사랑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여자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만끽하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남편의 사랑을 통해 표현해 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나 감사하다.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하나님의 사랑에 흠뻑 취할 수 있다는 것이 아마도 이땅을 살아가는 크리스찬으로써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복이지 않을까? 웹진 작업을 하면서 여러분들의 삶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며 그분을 묵상하게 된다. 모든 것을 다 가지신 분임에도 우리의 사랑을 갈구하시며, 그분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복주시겠다고 기다리시는 분. 우리의 삶에서도 시편의 기자처럼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만지시는 흔적이 많이 드러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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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편집)

혜진2009년 봄호 웹진의 '묵상'이라는 주제를 묵상한다고 잠시 눈을 감고 앉아있으니 묵상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지나온 시간들이 마치 먹물처럼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마침 때를 맞춰 교회에서 받은 '사순절 묵상의 여정'을 읽어나가며 생각을 곱씹다보니, 이렇게 때와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생각을 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일이 되고 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만큼 아무 생각없이 대충 하루를 떠내려 보내기가 너무나 쉽다. 이성과 의지를 발동해 묵상의 시공간을 애써 마련하지 않으면 나에게 주신 것이 분명한데도, 생명도 생기도 의미와 목적도 내 삶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퍽퍽하고 메마른 길을 끝도 없이 걸어가기만 할 뿐, 보이지 않는 세계에 허락하신 수많은 영적인 복들은 느껴지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허상에만 존재하게 된다.

글을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다 저마다의 삶의 이야기가 있다.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한 줄 두 줄 써내려가서 마침내 마침표를 찍고나면,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 혹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글을 쓰는 과정 자체는 노동이고 한 문장을 창조해 내기 위해 사고하는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지만, 그 과정과 시간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채 묻어두었던 나의 생각, 나의 이야기를 꺼내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이야기를 쓰는 자체가 소중한 묵상이며, 그 산물로 얻어지는 글은 아무리 시시한 일상사일지라도 한 개인에게는 하나님을 증거하는 간증이고 감사일 것이다. 웹진을 통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그분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읽는 것이 반갑고, 누구에게나 있는 자신의 이야기가 그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힘과 도전과 용기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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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희(기획,편집)

Pilgrim운전하던 출퇴근길 교통 체증이 심해서 요즘 다시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을 타니 책을 읽을 틈이 좀 나서 행복하다. 최근 나는 존 번연의 <천로 역정>을 읽고 있다. 늘 갖고 있던 책이면서도 막상 워낙 오래전 (1600년대)에 쓰여진 책인데다가, 어린시절 부모님 책장에도 꼽혀 있던 기억에 왠지 더 고리타분하게 느껴져 한동안 펴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저자인 제임스 패커 (할아버지)가 세미나에서 젊은 크리스찬들에게 당신은 "이 책을 일년에 한번씩 읽는다"고 말씀한 것을 접하고 "도대체 뭐길래"하는 마음에, 저녁 내내 차고에 쌓인 책상자를 뒤져 갖고 있던 책을 찾아냈다. 그렇게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내 인생에 중요한 몇권의 책중에 한권이 될 것 같은 느낌으로 소중히 대하고 있다. 이제 겨우 1부 중반부를 지났으니 책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오만이지만, 한줄 한줄,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심오한 믿음의 길의 진리와 법칙들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 정말 보물같다. 중요한 내용을 저널에 기록하는 것도 포기했다. 책 전체가 다 주옥같으니, 일부러 천천히 내용을 곱씹으며 필요할땐 멈춰 되새기며 내 삶과도 비교/대조해가며 읽고 있다. 오늘 아침 읽은 부분은 시온산으로 가고 있는 <크리스찬>이 친구 <믿음>을 만난 장면이다. 그동안 둘은 각자 외롭게하나님께 가는 길 (가끔은 순탄하게 위로를 받으며 가볍고 기대하는 발걸음으로, 대부분은 유혹과 죄로 인한 절망의 늪에 사망의 골짜기까지도 거쳐)을 걸어왔지만, 드디어 함께 한 길을 갈 수 있는 동지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들은 만나서 그동안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하신 일과 보여주신 것들, 자신들이 지나온 유혹과 죄, 영적 싸움과 사망의 골짜기등 하나님에게로 가는 여정에서 체험한 것들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데, 그 자체가 바로 하나님의 선물이자 축복이다.

웹진을 통해서 제한적으로나마 좁은 길을 가는 서로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줄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책에서 계속 상기 (reminder) 되는 것은 바로 하나님께 가는 길은 좁고 험난하며 외롭고 (사랑하는 가족들 조차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해서 <크리스찬>은 혼자 그 길을 떠났다) 때로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고, 많은 경우 고통스러운 길이라는 것이다. 책속에서도 <교만>, <고집쟁이>, <온순>, <수다쟁이>, <천박>, <나태>, <세상 현자>, <수다쟁이>등 많은 이들이 그 길을 가려고 시도하지만 끝까지 제대로 끝까지 가는 이는 많지 않다는 진리 또한 무게있게 느껴진다. 함께 가는 우리들이 때로 넘어지는 서로를 (<크리스찬>이 경쟁하듯 <믿음>을 앞서려고 달리다가 자만한 마음으로 넘어졌을때 <믿음>의 도움으로 일어날수 있었음) 손잡아 주며, 서로의 여정에서 하나님이 하신일과 보여주시는 것들을 나누고, 한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이 좁은 길을 조금은 더 즐겁게 가라 도와주시는 하나님의 뜻이자 선물이며 그 길을 가는 법칙인듯 하여, 아주 제한된 채널이지만 웹진이 작은 한 부분을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함께 수고해주시는 동지들 (지현, 시은, 혜진) 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

 

편집: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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