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할' 결혼
 문서연       
 KBS -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2      
 
 

문서연사람들에게 우리의 결혼을 알리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말은 "1년을 뜨겁게 사랑하고, 6년을 우정으로 지내다가, 7년째 의리로 결혼했다"는 말이다. 이 말 그대로 나와 남편은 서로 교제하기 시작한지 7년이 되던 해에 결혼을 했다.

우리는 대학원 시절 서로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우연히 같은 수업을 듣게 되면서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의 사이가 되었다. 나는 그 당시 그의 매사에 진지한 모습이 너무 좋았고, 깔끔하고 예의바른 생활태도와 성실한 모습이 좋았다. 아마도 그는 나의 꾸밈없는 성격과 여유로운 삶의 태도가 자신의 딱딱함을 풀어주는 오아시스와 같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 남편은 소위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반드시 믿는 사람과 교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했던 나는 그 사람의 진지함과 성실함에 끌려, 한번 도전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아직 그에게 함께 교회에 다니자고 말도 꺼내지 못했던 어느 날, 놀랍게도 그가 먼저 자기를 교회에 데려가 주면 안되겠냐고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가 많은 시간을 교회에서 보내는 것이 나로부터 자신이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었고,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걸려오던 셀 리더 오빠의 안부전화가 심하게 마음에 걸렸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이상한 집단에 자신이 직접 침투하여 살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 나는 겨우 여자 친구 때문에 교회에 나오려 하느냐며,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믿음이 없다면 교회에 나올 필요가 없다고 오히려 배짱을 부렸다. 이러한 내 극약처방이 큰 힘을 발휘했는지, 그는 꼭 함께 가야겠다고 오기를 부리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지...)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데려가 주는 것처럼 해서 그에게 하나님과의 첫만남을 만들어 줄 수 있었다. 처음으로 함께 큰 예배당에 앉아 찬양을 하고 말씀을 듣는데, 나에겐 너무도 편한 그 자리가 심하게 어색하여 땀을 뻘뻘 흘리던 그의 모습이 생각나 지금도 가끔 웃게 된다.

문서연그의 믿음은 그 후로 우리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나오면서, 그리고 우리의 2년여의 이별 기간동안 크게 자라났던 것 같다. 지금은 나보다 더 깊이 말씀을 보고, 생활에서 성실히 그 말씀을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씨앗이 진지함과 성실함이라는 좋은 밭에 떨어진 산 증거를 내눈으로 직접 보는 기분이다.

뜨거운 사랑의 시기도 보내 보았고, 서로의 작은 제스쳐 하나에도 많은 것을 알아채는 오랜 친구같은 모습도 있고, 그래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 중에서 이 사람이 제일 내 편이겠다 싶은 서로에 대한 신뢰도 깊은 우리를 보면서, 주변의 싱글들은 가끔 이상적인 커플이라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랜 교제기간과 비록 한 달이지만 우리의 결혼 생활은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았다.

남편과 나는 참으로 많이 다른 사람이다. 처음엔 그런 다른 모습이 서로에게 매력으로 다가왔었지만, 그 다른 모습때문에 부딪힐 때도 많다. 그의 매사에 진지한 성격은 자유분방한 나에게 답답함을 줄 때가 있었으며, 또 무엇에나 솔직하며 말을 신중하게 하지 못하는 내가 그에게 상처를 줄 때도 많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교제 중에 이별도 겪었고, 결혼 생활 가운데서도 아직 풀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숙제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를 예로 들자면, 자고 일어나는 생활습관이다. 남편은 새벽에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아침공기를 마시며 나가서 빈공간이 아주 많은 주차장에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주차를 하고 하루를 시작해야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무언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밤을 새워서 공부를 하고, 바쁠때는 엄청 부지런해졌다가도 바쁘지 않으면 세상에서 제일 게으른 사람처럼 산다. 이런 나의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남편으로 하여금 그 살아있다는 느낌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면서, 얼마전에는 결혼해서 좋으냐고 놀리던 주변사람들의 질문에 한숨을 꺼져라 쉬던 그를 본 적도 있다.

문서연이렇게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아주 많은 노력을 하면서 처음엔 신앙을, 그리고 그에 따르는 삶의 태도를, 그리고 성격을, 결혼 후에는 생활 습관을 맞추어 가야만 했다. 요즘은 남편이 하나님이 나에게 특별히 만들어 보내신 율법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치 율법이 거울처럼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만든다고 하신 것처럼, 난 그와의 관계와 그 삐걱거리는 조율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좋은 모습도 있지만 대부부의 경우는 내가 아니길 바랬던 못난 모습인 경우가 많아 더 속이 상한다. 그러나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로인해 드러난 내 나쁜 모습도 고쳐가려고 애쓰는 것이, 마치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부족하지만 주신 말씀들을 삶으로 살아내보자 다짐하는 것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결혼 한달차 주부가 감히 맺고자 하는 말은, 내 남편이 완벽하고 내가 그에게 아내로서 완벽하기 때문에 우리가 서로 만나고 결혼까지 결심하게 된 것이 아니라, 완벽하신 하나님앞에서 부부의 언약을 맺었기에 곧 있으면 완벽해 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결혼 한달에 이 정도면 10년,30년 함께 살아감에 따라 하나님께서 보여주실 누림이 얼마나 클까 기대가 아주 크다. 하나님을 믿는 자 누구에게나 완벽'할' 결혼이 기다리고 있음을, 특히 많은 싱글 형제 자매님들이 잊지 않기를 또한 소망한다.

 

편집: 구일모,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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