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장해제
 유남호       
 KBS - 총무간사     
 
 

유남호얼마 전 Canada Edmonton에 학회가 있어서 다녀왔다. 학회 진행중 점심 시간에 호텔주위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인근 건물의 길거리에서 작은 불이 타고 있는 조형물을 발견하고 궁금해 다가갔다. 조형물에는 그 지역에서 1-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였다가 목숨을 잃은 분들의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그 중에는 한국전에 참여하였다가 평화를 위해 젊은 목숨을 초개와 같이 불사른 다섯명의 이름도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

처음 온 Canada 여행에서 접한 그 조형물에 새겨진 다섯명의 이름을 접하며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59년전 자신의 나라에서 그들은 창창한 젊음을 자랑했을텐데, 자신들 앞에 놓여있던 가능성이라는 무장을 해제하고, 오히려 다른 나라의 하늘아래에서 생명이 다하기 까지 무장하고 싸운 그들의 삶을 상상하며 버림과 얻음의 의미를 떠올려 보았다.

특별히 조금 더 갖기 위해 조금 더 누리기 위해 경쟁하며 질주하는 이 세대의 흐름과 그 흐름에 떠밀려 어디론가 바쁘게 달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젊음이들이 함께 떠올려졌다. ‘하나님의 형상 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으로 무장하려 하기보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에 집착하고 심지어 우상이 되어 보이는 것만으로 무장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과 신약에 등장하는 믿음의 선배들은 한마디로 자신이 주인되는 무장을 해제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삶으로 무장하여 살아간 분들이다.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나그네의 때를 믿음으로 살았던 하나님의 사람으로부터,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자기를 부인하고 빛 되신 주님으로 무장한 하나님의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버림과 얻음을 실천한 믿음의 선배들을 성경은 얼마든지 보여주고 있다.

Charles T. Studd 는 일세기 전에 자기의 모든 가진 것을 버리고 Cambridge Seven 팀을 중국으로 이끌고 갔다. 같은 시기에 Bill Borden 는 묵상노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었다고 한다. “Say ‘no’ to self and ‘yes’ to Jesus every time.” 그리고 그는 이집트에서 20대의 젊은 나이로 장티푸스로 죽으며 “남길 것도 물러설 것도 후회할 것도 없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Jim Elliot 는 그의 순교 이후 알려진 노트에서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지킬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He is no fool who gives what he cannot keep to gain what he cannot lost!) 라는 말을 삶으로 남겼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낭비라고 평가했지만, 그는 영원을 위해 투자하는 삶을 성실히 준비했고 그렇게 말씀을 삶을 통해 살아낸 믿음의 선배들이 어느 때보다 그리워지는 때를 보내고 있다.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능력을 경험한 청년들이 일어나서 이 땅의 캠퍼스에서 자기 자신이 삶의 중심이 되어 있는 무장을 해제하고 말씀과 기도의 능력으로 무장하여 소리없이 밀려 들어오는 세속화의 물결을 대항하여 하나님의 주권이 삶의 전 영역에서 회복 되어가는 복된 삶을 사는 소원을 마음 깊은 곳에서 가져본다.

울타리 안의 구호와 그럴듯한 연중 행사 계획과 떠들석한 집회를 통해 캠퍼스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듯한 겉모습만 갖추기 보다는, 오히려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 편성이라는 무장을 해제하고 잃어버린 한 영혼을 주님의 사랑으로 붙들고 있는 꾸준한 헌신과 기다림의 마음과 일상에서의 선교적 삶에서 캠퍼스의 비젼을 엿보게 된다.

아퀴나스의 말 처럼 "초대교회는 은과 금은 없으나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땅, 건물, 사람 즉 은과 금은 우리에게 있으나 나사렛 예수그리스도의 능력은 없다"

우리 모두가 버림을 통해 참된 얻음의 삶을 친히 보여주신 예수님을 본받길 바란다. 그분이 가신 길을 따라 그 분의 능력을 힘입어 제자 되고 제자 삼는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오늘도 그 길을 함께 걸어갈 동역자를 붙여주시길 기도해 본다. 다시 한번 간절히 기도한다. 주님! 자아의 무장을 해제하고 주님의 능력으로 무장한 한 청년을 만나고 싶습니다.

 

편집: 김문희

* 웹진 보드로 가서 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