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멘토: 멘토링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선하심
 김문희       
 KBS - 웹진사역팀      
 
 
김문희

작년 가을, 내 신앙의 여정에서 중요 이정표를 돌아보는 글 (spiritual autobiography)를 쓸 계기가 있었다. 글을 쓰다보니 인생의 여정마다 함께 하신 하나님의 축복을, 특별히 내 인생에 중요 신앙의 멘토들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꼭 필요한 때 보내주신 멘토들을 통해 내 삶에서 섬세하게 그러나 넘치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손자국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자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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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앙의 멘토 – 친정어머니 (만남의 나의: 0세)

모태 신앙인 나는 친정 어머니의 신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 머리가 커지고 난 후, 난 종종 엄마의 신앙 생활이 지나치게 단순 무식하다고 느낄 때가 있기도 했으나, 나는 요즘 나의 신앙 생활의 모습도 친정 엄마와 비슷하구나 하고 간혹 느낄 때가 있다. 친정 어머니의 영향으로 나는 어린시절과 중고등학교 시절을 교회에서 자랐고,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어린이 주일학교는 물론이고, 저녁 집회, 부흥집회에 열성적으로 다니셨던 엄마 아빠를 따라 각종 예배와 교회 행사에 참석하여 하나님의 실제하심과 크심에 대해 자연스럽게 보고 체험해왔다. 그런 환경 속에서 하나님의 존재는 내 삶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랑과 경외의 가까운 대상이 되었으니, 그것은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신앙으로 삶의 스타일도 모습도 바꾸셨던 부모님을 보며, 신앙은 머리속에서만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고, 우리 삶의 모습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배웠던 것 같다. 사춘기때는 나의 질문에 무조건 성경을 기준으로 대답을 하려는 엄마의 논리 (circular reasoning) 에 무리가 있다는 질문을 제기하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그런 어머니의 신앙의 영향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중요 초석이 되었다.


2. 신앙의 멘토 – 이일형 장로님 (만남의 나이: 24세)

어려서부터 대학 시절까지 나는 열심히 교회 생활을 했으나,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20대 중반무렵, 더이상 그런 교회 생활은 나의 신앙을 탄탄히 지탱해 주지 못하였고, 신앙은 교회 생활일 뿐 나의 존재와 가치의 기반이 되지 못하게 되었다. 이 무렵 나의 존재는 다른 세상의 가치들이 받치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때 내 신앙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은 말씀의 훈련이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은 나를 인턴쉽이라는 기회를 통하여 98년 워싱턴 디씨로 인도하셨다. 나는 딱히 하나님을 찾을 이유도 없었건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드라마처럼 내게 찾아왔다. 어느날 아침 불현듯 일어나 “성경공부를 하고싶다”는 강한 갈망에 사로잡힌 나는 바로 전날 이일형 박사님을 어떤 런천에서 만나 성경공부 이야기를 전해듣고 명함을 받아왔던 당시 내 룸메이트를 통해, 바로 조지워싱턴 대학교 캠퍼스에서 모이던 당시KBS의 폴 그룹에 조인했다. 그게 98년 가을이었다. 그로 인해 하나님은 내 신앙의 여정에 체계적인 말씀공부라는 새로운 단계를 마련하셨다.

KBS를 통해 예배나 다른 사람의 간증을 통해서가 아닌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법을 배웠고, 공동체를 통한 제자의 삶에 헌신 할 수 있었다. 나는 말씀의 매력과 맛에 푹 빠져들어갔다. 장로님 (당시 권사님)은 남자분이라고 게다가 매주 장로님과 성경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어서 내가 장로님을 스스로 멘토라고 느끼게 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걸렸던 것 같다. 오랜 시간과 계기를 통해 서서히 나는 좀더 내 인생의 구체적인 이슈들이나 내가 신앙인으로서 고민하는 것들을 장로님과 상의할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장로님은 말씀에 비추어 내가 고민하고 결정하려는 바에 대해 말씀을 근거로 안내를 해주셨다. 한 예로 내가 장로님께 질문을 드렸던 질문들의 예를 들면 이렇다.

* 성경공부에서 성당에 다니는 지체가 있는데 개신교 교회로 옮기라고 조언해야 합니까?
* 사회의 이슈 (도덕적인 이슈등)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목소리를 내야할 의무가 있습니까?
* 국가와 정부 그리고 국가 지도자는 하나님에게 속한 것이며 하나님앞에서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should be accountable to God)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변호사로서 이혼을 담당하는 것이 성경적입니까?
* 기독교인으로서 gambling industry 에서 일하는 것 (직접 gambling 담당하는 것은 아니고 기업의 executives로서)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로님을 통해, KBS를 만난것은 그야말로 내 인생에 넘치는 하나님의 섭리이자 인도하심이었다. 비로소 나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이해하고 만나게 되었고, 말씀을 통해 신앙이 내 삶을 지탱해주는 지속적인 힘을 얻을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하나님과의 관계는 내 삶에서 부인할수 없는 새로운 것이었고, 말씀에 따라 나는 제자로서의 삶에 헌신하였다.


3. 신앙의 멘토 – 이문숙 집사님 (전 IVF 간사) (만남 당시 나의 나이: 29세)

KBS 간사로 섬기며 로스쿨을 다니던때, 나는 한 2년정도 우울증에 시달렸다. 인간 관계의 파국이 trigger가 된것이지만, 이미 정서적인 이유가 내재하고 있었고, 영적인 공격이 가해져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그 때 나의 영적인 필요에 따라 하나님의 은혜로 만나게 된 분이 이문숙 집사님이었다.

KBS의 오세종 간사님 아내인 이분은 예전에 IVF에서 상담과 치유 사역을 담당하던 분인데, 이 부부가 미국에 머무는 3년간 그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은 사람이 아마 바로 나였던것 같다. 시작된 만남을 통해, 나는 암담하게 나를 칭칭 휘감고 있던 우울증이라는 어두움으로부터 걸어나오는 법을 배웠다. 오로지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였다. 기도와 함께 집사님이 내게 권고한 것은 나의 정서적인 이슈를 비롯한 존재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하나님앞으로 정직하게 나아오라는 것이었다. 나의 정서적인 이슈들을 가지고 하나님앞에 나아올때, 나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나의 근본적인 죄의 문제에 부닥치게 되었고, 그렇게 벌거벗은 듯 하나님앞에 설때, 하나님은 그 죄의 두께보다 훨씬더 무한한 은혜를 부어주시며 영적으로도 새로운 것들을 부어주셨다.

그 때 내게 우울증으로부터 완전한 치유가 있었고, 나는 의사한번 만나지 않고 알약 한 알도 먹지 않고 우울증으로부터 완전히 걸어나왔다. 이후에도 간혹 내 마음 (heart)을 어렵게 하는 이슈가 있을때, 집사님은 나로 하여금 이슈 자체를 보지 말고 하나님앞에서 나의 모습을 돌아 보도록 도전하셨는데, 역시 매번 나의 죄를 보는 것이 관건이었고, 그때마다 나는 이전에 알지 못하는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었다. 문숙 집사님의 역할은 내가 나의 이슈에 사로잡혀 있을때, 좀더 객관적으로 내가 나의 모습을 보고, 더 정직하게 하나님앞으로 나아가도록 도전하고 격려하는 일이었다. 그런 작업은 늘 한없이 작고 초라한 나의 모습과 부딪치는 것이었지만, 그렇게 작고 작은 나를 만날수록, 영적인 충만함은 더욱컸다.


4. 신앙의 멘토 – 몰리 쉐퍼만 (만남 당시 나의 나이: 35세)

좀더 깊이 하나님을 알고자하는 갈급함과mind & heart의 균형된 신앙 생활에 대한 필요를 느끼던중, 디씨에 있는 평신도 제자 훈련 프로그램인 CS Lewis Institute Fellows Program을 접하게 되어 조인하게 되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만난 멘토가 바로 몰리이다. 내 신앙의 여정에서 새로운 단계로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멘토를 보내주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통해 다시한번 꼭 필요할 때 꼭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

몰리는 60세의 남부 알라바마 출신으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기독교인이다. 나를 처음 만났을때 한국인이 많은 북 버지니아에 살면서도 “한번도 한국인을 만난적이 없다”던 몰리와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빼면 그야말로 비슷한 점이 하나도 없을것 같았다. 몰리와 만난 시점, 나는 근간 내 신앙생활이 지나치게 mind (이성)위주로 치우쳐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시점이었고, 좀더 가슴 (heart)으로, 특히, 깊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날 필요를 느껴 그것을 사모하고 있었던 때였다. 이미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여정이었지만, 나는 분명 멘토링의 혜택을 충분히 받을수 있는 때였다. 25년간 기도와 치유 사역에 헌신해 오던 몰리와의 만남은 내가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데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었다.

비슷한 점이 없을것 같던 몰리와의 만남에서 나는 격려되고, 세워지며, 나의 인식 범위와 기대, 상상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배워가고 있다. 몰리와 한달에 한번씩 가지는 멘토링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은 내게 이미 주신 영적 은사를 확인하게 하셨고, 새로운 은사도 주셨으며, 내 안에서 치유도 일어나게 하셨다. 기도하며 더 하나님을 기대하도록, 더 하나님께 민감하도록 도전받고 격려받으며, 더 가까이 그야말로 내 숨결속에도 계시는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도록 인도받으며, 오랜동안 잊고 있던 어린시절 느끼던 내 옆에 아주 가까이 계신 하나님을 다시 만난다. 몰리가 갖고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엿보면서 나도 지금보다 더 섬세히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기를 사모하게 된다. 게다가 늘 말씀으로 확인하고 점검하는 몰리의 입에서는 줄줄 흘러나오는 말씀을 통해, 몰리라는 신앙의 여정을 나보다 더 먼저 간 사람의 존재를 통해 나는 격려받고, 세움받고, 확인받고, 도전받으며 더욱 하나님을 사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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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게 때와 철에 따라 보내주신 멘토들을 돌이켜볼때 나는 하나님의 세심한 배려와 놀라운 섭리에 심장이 뛴다. 꼭 필요한 때에 완벽하게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크고 깊고 달콤한 것이다. 이 멘토들과의 만남을 통해 내가 깨닫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신앙 생활은 내가 혼자 예수님과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어느 지점까지 멘토들이 함께, 부추겨, 격려하며, 방향을 제시하고, 도전하며 내가 가는 길에 도움이 되어줄 수 있지만, 멘토링의 목적은 내가 예수님앞에 홀로 서도록 돕는 것이었다. 성공적인 멘토링은 멘토링을 통해 멘티가 혼자 예수님앞에 설수 있느냐에 따라 평가된다. 내가 말씀과 기도를 통해 홀로 하나님앞에 서고, 하나님앞에서 더 깊어지고 예수님과 동행하는 여정을 할수 있도록 돕는 일을 그분들이 하셨(신)다는 것, 그 일을 위해 필요한 일을 감당하는 것이 멘토링의 목적이라는 것을 알겠다. 그분들이 나의 하나님이 되려 하지도 않았고, 나로 하여금 그분들에게 의존하도록 두지 않으셨고, 나를 그분들의 세력 아래 두려 하거나 소유하려 들지도 않았다. 오로지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의 영적 필요에 맞춰 자리와 방향을 잡고 계셨고, 하나님이 허락하고 원하시는 만큼, 그렇게 내게 안내하는 역할을 해 주셨던것 같다. 깨어있음으로 분별하고, 그 분별을 통해 내게 필요한 것을 돕는 역할들을 하셨던것을 알겠다.

그분들의 도움을 통해 나는 10년전, 5년전, 2년전, 그리고 작년 이맘때에 비해 더욱 예수님을 사랑하고 갈망하는 사람이 되어 있으니, 이야말로 내 인생에 주신 넘치는 복이 아닐까 싶다.

내 체험을 근거로 볼때, 누구라도 하나님을 정말 갈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멘토를 달라고 기도하라고 격려하고 싶다. 멘토는 내 하나님이 되어줄 수도 없으며, 멘토가 있어도 나는 하나님께로 가는 여정을 혼자 해야만 한다. 하지만, 때로 그 여정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같은 것을 풀어야 할 필요가 있을때, 또 격려받고 이해받으며 도전받고 세움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때, 하나님은 돕는 멘토들을 보내주시는 것을 체험했다. 그들을 통해 나는 하나님은 내가 하나님을 알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다 주신다는 것을 체험했으니, 여러분에게도 간구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받고 체험해본 만큼 줄 수 있는것 같다. 풍성히 받았으니, 하나님의 때에, 나도 풍성히 나눠주는 자가 되고 싶다.

 

편집: 구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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