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Phileo
 이 찬       
 KBS - 전 AU3, 현재 연세대학교 IVF 코디      
 
 
이찬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는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에게 있기를 빕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할 때에, 항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게 품은 여러분의 사랑을, 우리가 전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믿음과 사랑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쌓아 두신 소망에 근거합니다. 이 소망은, 여러분이 진리의 말씀 곧 복음을 받아들일 때에 이미 들은 것입니다. 이 복음은 온 세상에 전해진 것과 같이 여러분에게 전해졌고, 여러분이 하나님의 은혜를 듣고서 참되게 깨달은 그 날부터, 여러분 가운데서와 같이, 온 세상에서 열매를 맺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골1:2-6)*

워싱턴 디씨에 있었던 길지 않았던 시간 동안 ‘Phileo, the beginning’라는 주제 아래 KBS 공동체와 함께 요한복음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개인 경건시간을 통해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 저의 배경 때문인지, 저에게 ‘공동체’, ‘교회’, ‘성도간의 교제’는 그리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의 효율적인 활용’을 말하는 자본주의의 메세지에 매여 살던 저에게 모이기를 힘쓰는 공동체의 모습이 부담스러웠고, ‘자기발전과 자기관리’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서로를 위해 ‘죽고,’ ‘낮아지는’ 삶을 말하는 공동체는 한없이 초라해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동체에서 ‘손님’처럼 2년을 멤버로 지내던 중 공동체의 리더로 서야 할지, 아니면 나갈지를 결정하는 학기에 하나님은 제 안에서 일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생기면서 하나님께서는 저를 죽지 않을 정도까지만 몰고 가셨습니다. 저조차 저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기에, 저를 향한 공동체 사람들의 이해되지 않는 사랑과 섬김을 정당화하는 ‘이유’를 찾거나, 그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존재’로 다가서지 못하고, ‘행위’로 다가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철저히 절망하고 있던 저를 위해 공동체 친구들은 같이 울어주고, 저와 함께 시간을 허비해주고, 저의 두서없는 이야기들을 들어주었습니다. 제가 소화하지 못하는 슬픔 앞에서 대신 울어주고, 기도해주며 그 시간을 묵묵히 함께 보내주었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치로 인해 받아드리지 못하는 저의 약한 부분들을 사랑으로 받아주는 공동체 친구들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맛보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캠퍼스 가운데에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리더로 1년 반을 섬긴 후 인턴쉽을 위해 워싱턴 디씨로 왔습니다. 제가 디씨를 ‘따뜻하다”고, 또 ‘아름답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은 그 곳에서 만나고 교제한 ‘사람’들 때문입니다. 아직도 디씨가 많이 그리운 것은 주 예수를 그리스도로, 삶으로, 고백하길 원하며 말씀 앞에 진지하게 씨름하는 언니들, 오빠들, 친구들, 동생들, 간사님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함께 했던 한 명 한 명 그리고 하루하루를 촘촘히 드려다 보면 완벽한 사람,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저희의 교제가 늘 매끄러웠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의 ‘연약함’을 통해 일하시는 성령님의 사랑으로 인해 저희는 ‘성도의 모임’ 가운데 허락하신 은혜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공동체를 통해 부어주신 주의 선대하심은 매일매일 새로웠고, 너무나도 현실적이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철저한 실망감을 안고, 예수님을 만나기 전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던 베드로. 그를 못마땅히 여기거나 포기하지 않으시고, 나를 사랑하냐고 물어보신 우리의 머리 되신 예수님.

어떤 찬양의 가사처럼 ‘우리 안에 있는 연약함이 곧 그 분의 능력’됨을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온전치 못한 Phileo를 기뻐 받으시고, 친히 온전케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합니다. KBS를 통해 그리고 이 땅에 허락하신 ‘교회’들을 통해 그 땅의 토질을 바꾸어 나가실 성령의 사역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끝으로 바울의 기도에 마음을 담아 글을 마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러분의 소식을 들은 그 날부터, 우리도 여러분을 위하여 쉬지 않고 기도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모든 신령한 지혜와 총명으로 하나님의 뜻을 아는 지식을 채워 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이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모든 일에서 그를 기쁘시게 하고, 모든 선한 일에서 열매를 맺고, 하나님을 점점 더 알고, 하나님의 영광의 권능에서 오는 모든 능력으로 강하게 되어서, 기쁨으로 끝까지 참고 견디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빛 가운데 있는 성도들이 받을 상속의 몫을 차지할 자격을 여러분에게 주신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골1:9-12)*

 

*표준새번역

 

편집: 김연미,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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