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형태       
 KBS -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김형태

웹진 [신앙과 삶] 투고를 제의 받고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하다 예전 웹진의 글들을 역주행하듯이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로서는 감히 범접도 못할 신앙의 레벨을 지니신 분들의 삶에서 묻어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눈 깜박할 사이에 흘러가 버렸지만 글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글을 쓰는데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제 신앙이 그분들처럼 성숙한 것도 아니고 제 삶이 특별히 흥미진진한 것도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하나님의 저희 한명 한명을 향해 보여주신 사랑은 모두 너무나도 특별하고 소중하기에 하나님이 저에게 보여주신 사랑과 그 사랑이 어떻게 제 삶을 바꾸어 놓았는지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흔히들 모태신앙을 ‘못해’신앙이라고 한다죠? - 섬김도 못해, 찬양도 못해, 봉사도 못해~못해~ 저 또한 못해신앙이였고 제가 특별히 못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그것도 그런 게 유치원 때부터 특별 부흥회랍시고 서너 시간 좌석에 몸부림치면서 강제로 앉겨져있다보면 말씀에 대한 일종의 ‘내성’이 생깁니다. 중학교 정도 올라가니 ‘하나님의 의’ 라든지 ‘우리를 향한 영원 불변의 사랑’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나오면 거의 뇌에서 자동 반사적으로 컨텐츠를 차단해버리고 편안한 숙면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이러니 정말 머리가 커진 후에 저에게 있어서 성경을 읽는 것은 고문에 가까웠습니다. 모세오경, 열왕기, 역대상 등등은 흥미진진한 전쟁이야기 또는 부족간의 헤게모니 다툼이라 생각하면 견딜만했고, 잠언은 옛 선인들의 지혜, 시편은 인류의 아름다운 문학유산이라 스스로 위로할 수 있었으며, 애가서는 약간 야하기 때문에 킥킥거리며 읽을 수 있었지만 신약, 특히 로마서 같은 경우는 하나님의 의와 율법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계속 똑같은 말들을 무한 반복하는데 참 어찌할 도리가 없더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는 저 스스로 성경을 많이 읽지 않았습니다. 물론 교회 열심히 다니고 봉사 같은 것도 다 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꽤나 괜찮은 크리스쳔인 척은 했지만 이 시기에서 한가지 얻은 교훈이 없다면 말씀묵상이 수반되지 않은 삶은 정말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이라는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그냥 막살다가 대학원을 위해 DC에 오게 되고 한동안 예전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분의 소개로 KBS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바쁜 학업과 생활에 지쳐있던 제가 KBS를 처음에 다녔던 목적은 물론 맛있는 간식, 한국말을 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KBS의 특징인 자매님들의 출중한 미모 때문이였지만, 정작 저를 계속 나오게 한 원동력은 KBS의 성경공부 방법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적은 양인 성경 한 장을 두어 시간 동안 붙잡고 씨름하며 하나님의 ‘의’를 정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상충되는 듯한 구절들을 설명하려 애쓰는 일련의 과정들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또한 철저히 성경에 집중하며 공부하며 이해하려 애쓰지만, 이해한 후에는 각자에게 어떠한 일상적의미로 다가오고 또한 삶에 어떻게 적용 되야 하는지 머리를 쥐어짜내다보면 두 시간이 금새 흘러가 버리더군요.

성경공부를 계속하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면서 저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성경을 읽으므로 하나님을 찾을 수 없었기에 항상 무언가 신비스러운 경험을 통해 하나님이란 존재를 만나길 원했지만, KBS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선 말씀을 이해하고 묵상해서 삶 가운데서 하나님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전 여태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특별히 경험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한 주 한 주 열심히 말씀을 배우고 묵상하면서하나님이 이제까지 저에게 주신, 그리고 지금도 주고 계신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큰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10년동안 신학을 공부하시면서 가족이 비록 풍족하게 살지는 못했지만 하나님은 항상 저희 가정에 화평을 주셨고, 당신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해주셨으며, 힘들었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생활을 잘 마칠수있게 이끌어 주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죄인인 저를 예수님의 피로 사하여주사 당신을 알고, 당신의 사랑을 영으로 이해하고 감사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러한 영적 변화가 제 안에 일어나면서 저의 삶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교회에 나가고 크리스쳔이라 말은 하면서도 세상과 친구들 앞에서 예수를 조금 창피하게 생각했었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지금은 친구들과 대화를 하며 조심스레 하나님의 존재하심과 그분이 나에게 주신 사랑을 나누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또한 크리스쳔으로서의 정체성을 조심스레 확립해 나가면서 이제까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여러 방면, 예를 들면 직업, 연애, 등의 분야에서 하나님이 진정 무엇을 원하시고 나는 하나님의 뜻을 더 잘알기 위해 고민하고 기도로 구합니다. 그렇지만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넘어지고 실수하고, 긴장의 끊을 놓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하루하루의 삶을 통해 저의 이성, 감성, 의지, 그리고 육체의 욕망이 조금씩 무너지고 당신이 지배하시는 제 영이 당신의 뜻을 구현해 나가기 원합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2-24)

아멘!

 

편집: 허수진,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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