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작
 유남호       
 KBS - 총무 간사      
 
 
유남호

"핑계" 는 김건모라는 가수가 부른 90년대의 유행가 제목이다. 가사에 보면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네가 만약 나라면 넌 그럴수 있니" 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 1년간 요한복음을 묵상하면서 주제 구절이 등장하는 요한복음 21장의 이야기를 떠 올리면 서 불연듯 이 유행가 가사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 주 금요일 마다 캠퍼스에서 말씀을 묵상하여 전할때면 마음에 가지고 있는 기도제목이요, 숙제가 바로 어떻게 하면 살아 있는 생명의 말씀을 사랑하는 지체들과 나눌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다. 지난 2009년 가을부터 2010년 여름까지 정해진 KBS 주제를 염두에 두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씀의 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늘 수영을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하나님의 멈출수 없는 사랑, 모든 제자를 끊임없이 붙들고 계신 그 인내의 사랑, 배반한 제자조차도 찾아오셔서 생선을 요리해서 먹이시며 사랑으로 끌어 안으시는 감당할수 없는 그 사랑이 주위에 형제 자매님들에 대해 얼어붙어 있는 나의 마음을 녹인다. 그 힘으로 보이는 지체의 나와 다른 모습을 용납하도록 연마하시는 성령님의 감금질하시는 그 사랑을 조금씩 맛보아 간다.

때론, 그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해 보려는 나의 노력은 어느덧 형편 없는 스스로의 무기력한 모습에 매일 실망스런 좌절을 경험할 지라도, 육신이 약하여 사랑할수 없다는 핑계를 유행가 가사 처럼 읍조릴지라도 다시한번 은혜를 힘입어 연약함을 들고 주님 앞으로 나아간다.

"필레오, the beginning..." 그 주제를 생각할때 마다, 그것이 정말 나를 위한 주제임을 절감한다. 자기 중심의 벗겨지지 않는 옷을 입고, 무거워하긴 하지만, 합리화의 핑계로 스스로를 포장해 버리기에 급급한 자신을 되짚어 본다. 아가페의 사랑을 가지고 밀어 붙이기식으로 사랑을 가르치지 않으시고 필레오의 사랑으로 낮아지셔서 따뜻한 순풍으로 다가오시는 성령님의 집요하신 추적과 포기하지 않으시는 개입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beginning 이 나 자신의 마음과 생각에서 마땅히 시작되야 함을 다시한번 느낀다.

요즘 자주 듣는 복음성가의 가사처럼 "보소서 주님 나의 마음을 선한것 하나 없습니다" 마음의 저 깊은 곳으로 부터 그 가사의 고백을 반복한다. 그리고 오늘 큐티를 통해 나의 의지나 노력과 상관없이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자비하신 음성을 듣는다. "보아라. 때가 되면 내가 내 백성 이스라엘과 유다를 포로 생활에서 해방시키겠다. 내가 그들을 그들의 조상에게 준 땅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니 내 백성이 그 땅을 다시 차지할 것이다. 나 여호와의 말이다." 사랑하기로 결심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해서 오늘도 사랑하기로 결심하며 작은 시작을 한다.

 

편집: 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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