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함께 가는 증인들
 김수현       
 KBS - 지역대표간사      
 
 
김수현

“함께 가는 증인들 – 동행”이라는 주제로 글을 부탁 받고 먼저 생각난 것은 로마서 마지막 장에 바울과 함께 동행했던 사람들, 그리고 디모데 후서 마지막 장에 바울과 끝까지 동행하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당연히 바울에게 함께 동행한 자들이 많으리라 짐작했지만, 특별히 로마서 16장에서 바울이 감사와 애정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26명의 이름을 보면서 새삼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개척자나 다름이 없는 전도자이고, 혼자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고도 남을 바울이었을 텐데...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는 자리에 있었던 믿음의 친구들을 기억하는 바울의 사랑의 마음, 그리고 그들의 이러한 관계를 통해 바울과 동역자들이 함께 누렸을 영적인 축복, 또한 복음 외에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고 나아가게 만드는 커다란 힘을 보는 것 같았다.

이들을 이렇게 친밀하게 묶게 했던 경험들은 무엇이었을까? 호명되어진 각 사람의 삶 속에 있었던, 복음 때문이 아닐까? 복음으로 고난 받은 흔적들, 복음 때문에 발휘되었던 그들의 탁월한 성향들.

이렇듯 복음을 위해 사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나 삶의 단편은 큰 울림으로 와 닿아서 때로는 스스로를 더없이 부끄럽게 하고, 또 한편 더욱 복음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누군가와 같이 동행하기 위해 때로는 많이 기다려야 하고, 기도로 하나님과 그 상황을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 기다림과 고민이 오히려 감사가 되는 까닭은, 그 순간이 바로 우리가 복음의 축복인 “동행”을 하기 위해 사랑이 없으면 길을 잃을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며, 제자의 마인드 없이는 넘어질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고백하고, 기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 되기 때문이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해서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가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가고….” <딤후 4:10-11>

“내가 처음 나를 변론할 때에, 내 편에 서서 나를 도와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모두 나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허물이 돌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내 곁에 서셔서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나를 통하여 전도의 말씀이 완전히 전파되게 하시고, 모든 이방 사람이 그것을 들을 수 있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딤후 4:16-17>

나는 다시 끝까지 바울과 동행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된 말씀을 곰곰히 들여다 본다.

이들을 동행에서 멀어지게 한 경험은 무엇이었을까? 둘째 아이를 임신하며 직장에서 요구되어진 업무로 부터 쉼이 필요해서 하루 휴가를 내었던 날, 산더미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집안일에 그만 압도되었던 적이 있다. 가히 “살림살이”에 매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몇달 전 남편의 기도 공책에서 “살림살이에 매이지 않도록” (딤후 2:4) 이라는 기도내용을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내 마음 속에 기도가 되어온 터라 쉽지 않았던 마음과 몸을 추스렸다.

위 말씀에서 바울은 첫 변론 시 자기 편에 서서 도운 자가 하나도 없고 모두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고 이야기한다. 그 앞절에는 바울의 말을 몹시 반대하던 구리 세공 알렉산더가 바울에게 많은 해를 입혔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히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희망이 없어보이는 상황에 놓인 바울을 본다. 그런데, 바울은 주님께서 자신 곁에 서서 “힘”을 주셨다고 한다. 그 힘의 내용은 모든 말씀이 완전히 전해지는 것이고, 그 말씀은 모든 이방 사람이 듣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도 힘을 주시며 말씀의 비전을 보여주신다. 아내가 된다는 것, 엄마가 된다는것에 있어 하나님의 원칙을 안다면, 제자로서 사는 삶에 더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님의 증인으로 사는 삶에 부족함이 없도록 말씀 안에서 알려주시니 감사하다. 하나님 말씀 가운데 완전해 짐을 함께 나누는 동행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