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가 지나고
 
- 조주현 (GMU1)
대학을 간 후로 단지 하나의 음절로만 들려 왔던

찬송소리, 따분한 성경말씀, 그리고 식구들 눈치에

밀려 하는 수 없이 가야 만 했던 교회.. 이것들은

하나님에 대한 내 태도의 전부였다. 성인이라는

이유로 나의 생각과 미완성된 가치관들을 내세우며

교만하기 이를 때 없는 나였다. 그리고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교만한 마음까지도 허락하신

그분의 역사는 그때부터 이미 이루어졌던 것 같다. 나의 잘못된 마음을

뒤죽박죽으로 흔들어 놓은 그분은 분명 어디엔가 계셨으며 나의 뒤를

인내로 밟아오시며 지켜오고 계셨던 것이다.


대학 졸업을 하고 대학원 입학을 몇 주 뒤로한 어느날, 그 며칠 전 교회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던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머리

속에 슬며시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는 잠깐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기는

듯 했다. 교회 밖에서는 기도를 해보지 못했던 나인데, 어느새 고백의

기도소리가 내 입가에서 흐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나님, 제가 어렸을

때 가졌던 그 순수했던 신앙을 다시 갖도록 해 주세요. 그리고 이세상이

너무나 짧습니다. 그러니, 이 짧은 세상 삶 속에 내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라고… 그리고 그 날부터

꾸준히 짧게나마 기도하며 잠이 들곤 했다.


그때 사실 나는 어렸을 때 내 안에 있었던 주님의 대한 사랑을 다시

체험하며 되찾고 싶은 심정 뿐이였다. 내가 이렇게 하나님을 무시하며

살고 있는 것이 너무나 속상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삶은

바뀌는 것이 하나도 없는 정체된 삶이였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기도하는

도중에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였다. 왜 눈물이 흐르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식구중 누가 들어와 볼까봐 창피한 생각에 문을 꼭

걸어 잠그고 다시 기도하기도했다. 그 뒤 혼자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하나님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시간들을 갖기도 했다. 그 일 때문인지 그

뒤로 찾아온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든 변화들, 사랑, 평강, 기쁨, 감사의

감정들이 나의 마음의 문턱에 찾아와 기다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친구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마저도 아름다와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변화였다.


차츰 시간은 흘러 수양회에 참석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그때도 갈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으로, 그리고 도대체 수양회에서 무엇을 하는 지 궁금한

마음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사태는 역전!… 얼마나 많은 회개의 눈물을

흘렸는지 그저 옷자락으로 눈물 훔치기에 바빴다. 그리고 너무나 감사하여

마음속에 고백했다. "주님,나를 버리고 잊으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내가

주님을 다시 알았기에 이젠 기뻐하며 감사합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성경공부 그룹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것으로부터 좀 더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다가가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 형제, 자매들이

정말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거룩해지려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보며, 그분에

대한 사랑과 은혜에 대해 내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들을 그분께 되돌려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세상의 모든 기준점에 의해 파뭍혀 살며 쓰러져 같던 나의 삶은 마치

무서운 폭풍우가 왔다 가버린 것처럼 이제 자국도 남기지 않고 씻겨져

버렸다. 바로 그 무서운 폭풍이 하나님이셨던 것 같다. 그 분께서 내가

스스로 세워 놓았던 자신에 넘쳤던 삶의 질서와 방향을 모두 바꿔주셨다.

그리고 지금도 바꿔주시고 계신다. 하지만 그것이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항상 나에게 좋은 것 만을 주시길 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마치 나의 차가운 마음을 녹이시고, 사랑을 알려 주셨던 것처럼…


지금도 가끔 회상해 본다. 나를 다시 잡아주셨던 감격의 순간을… 그리고

이제는 그 감격의 힘에 더더욱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그분을

사랑하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기를…기도한다.


마지막으로 그 감사와 감격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나와 여러분의 원하는

삶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으로 향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KBS

가족에게 이 글을 쓴다.